애니 추천 및 리뷰

[애니 추천 및 리뷰] 지금, 거기에 있는 나

HAL9000 2022. 9. 18. 18:24

《지금, 거기에 있는 나》리뷰입니다.

예, 첫 애니 리뷰인데 시작부터 존재감 바닥치는 물건을 들고왔네요. 이번 리뷰는 추천이 주이기 때문에 스포일러를 최대한 자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줄거리: 일본에 살고 있는 평범한 남학생인 마츠타니 슈죠는 평소와 같이 검도를 마친 뒤 검도장에서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그런데 슈죠는 귀가 길에 굴뚝 위에서 저녁놀을 바로보고 있는 신비한 소녀를 보게 되고, 이래저래 말을 걸자 소녀는 자신의 이름을 라라루라 밝힌다. 그런데 그때 정체불명의 로봇과 여자가 나타나 라라루를 납치하려하고, 도와달라 말하는 라라루를 내칠 수 없었던 슈는 그녀를 돕기 위해 무작정 뛰어든다. 이후 슈가 눈을 뜨자 그 곳은 자신이 살던 곳과는 전혀 다른 세상. 잦은 전쟁으로 황폐화된 세계에서 슈죠는 악당 하무도와 거대 병기 해리우드에 맞선다!

 

반전주의를 담은 애니메이션

내용만 들으면 이거 뭐 이고깽 옛날 애니 버전인가 싶을수 있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미래소년 코난이나 천공의 성 라퓨타가 떠오르는 줄거리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암울합니다. 이 작품은 전쟁과 전체주의의 참상을 다큐멘터리 못지않게 사실적으로 담아낸 작품입니다. 그야말로 반전주의를 전쟁의 참상과 거기에 있는 인물들의 절망을 통해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작품이 본격적으로 시작한후, 초중반부는 거대병기인 해리우드 안에서 진행되는데, 거기서 이작품은 소년병, 고문, 겁탈등 수많은 전쟁범죄를 보여줍니다. 이런 비극적인 상황이 그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소년병들을 양산하고 여론을 조작하는 독재정치의 횡포라고 이 작품은 강하게 말합니다.

 

전쟁을 다룬 애니메이션들의 안티테제

수많은 만화와 애니메이션에서 주인공을 소년으로 내세웁니다. 어린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기 위해서이죠. 그런데 전쟁을 다루는 작품에서도 주인공을 소년으로 설정하니 소년병이 주인공인 애니메이션들이 많이 생겨났습니다. 대표적으로 기동전사 건담을 예로 들수 있는데, 이 작품은 소통과 이해를 통한 전쟁해결이라는 반전주의적인 주제의식을 지니고 있지만 결국 줄거리는 주인공이 멋진 엘리트 전사로 성장하는 이야기라고 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죠. 현실의 소년병들은 총쏘는 기계이자 소모품에 불가한 취급을 받습니다. 이작품은 이런 현실을 반영한 작품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이작품의 주인공 마츠타니 슈죠, 줄여서 슈는 일반적인 작품에서 나오는 정의로운 주인공이라고 할수 있죠. 다소 말도 안될정도로 정의로운 인물상입니다. 이 주인공은 이렇게 외칩니다. "살아있으면 반드시 좋은날이와! 내가 장담할께!" 라고 말이죠. 하지만 그의 말은 부정당합니다. 스포일러라서 자세히 말하기 어렵지만 군인들에게 끔찍한 일을 당하고 자살을 하려는 소녀한테 살아있으면 반드시 좋은날이 온다고 말하지만 그녀는 이런 끔찍한 경험을 하고 살고싶지 않다고 말합니다. 주인공은 그녀의 자살을 막지만 그녀는 죽는것 조차 마음대로 할수 없냐라고 절규합니다. 일반적인 작품이라면 주인공이 옳다고 작품은 말하겠지만 이작품에서는 오히려 어리석다는 인상까지 줍니다.

 

망을 넘어선 곳에 있는 희망

이 작품의 감독은 다이치 아키타로입니다. 이 작품만 보면 믿기 힘들지만 원래 코미디 전문 감독입니다. 대표작들이 빨강망토 차차, 개그만화 보기 좋은 날, 멋지다!마사루등 입니다. 이 감독은 원래부터 위의 주제를 추구했습니다. 대표적으로 그의 첫 감독작인 리리카SOS입니다. 이 작품은 후반으로 갈수록 절망적인 상황으로 가는 주인공을 그리다가 결말부에 작은 희망을 담아내며 작품을 끝냅니다. 지금, 거기에 있는 나는 그의 작품세계에서 이런 주제를 극한으로 묘사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후반부까지 계속해서 전쟁의 참혹함을 묘사하며 인물들의 절망을 묘사합니다. 그러다가 마지막화에서 희망을 담아내며 큰 울림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합니다. 물론 그 희망을 전달하기 위한 과정이 괴롭다고 할수 있습니다만, 높은 수준의 작화와 흡입력있는 연출과 각본이 이를 커버합니다.(물론 괴로운 장면들은 더욱 괴롭다.)

 

총평

전쟁을 다룬 애니메이션의 안티테제이자 절망을 넘어선 곳에 있는 희망을 극한으로 추구한 애니메이션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평점: 4.5/5